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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의 힘 (창조적 기만, 가정법, 실현)

by noa-0 2026. 2. 28.

상상 관련 사진
상상력

 

혹시 "만약에 내가 지금과 다른 삶을 산다면?"이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5년 전 대기업 마케팅팀에서 일할 때, 이 질문조차 떠올리지 못했습니다. 매일 같은 회의, 같은 보고서, "작년과 비슷하게" 반복되는 캠페인. 안정적이었지만 숨이 막혔습니다. 칼 융은 "우리가 상상력의 유희에 진 빚은 계산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다"라고 말했는데, 당시 저는 그 빚을 갚을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습니다. 상상력이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삶을 뒤바꾸는 실질적 도구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1. 창조적 기만이란 무엇인가요?

 

-"거짓말이 창의성의 출발점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실존철학자들은 창의성의 본질을 '창조적 기만(Creative Deception)'으로 정의합니다. 여기서 기만이란 현재의 사실을 부정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을 마치 사실인 양 꾸며내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지금 없는 나"를 상상하고, 그것이 진짜인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하는 거죠.

 

-저는 회사를 다니면서 후배에게 "만약 팀장님이 회사 안 다니면 뭐 하고 싶어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아무 답도 떠오르지 않아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 머릿속에는 '독립 브랜드 컨설턴트'라는 정체성이 존재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그날 밤 일기장에 "만약 내가 독립 컨설턴트가 된다면?"이라고 쓰는 순간, 심장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바로 창조적 기만의 시작이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상상했을 때, 그건 현실에 없는 제품이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화성 이주를 말했을 때, 사람들은 미쳤다고 했죠. 하지만 그들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마치 이미 존재하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했습니다. 심리학적으로 이를 '인지적 일관성(Cognitive Consistency)'을 깨는 행위라고 볼 수 있는데, 인간은 자신이 말한 것과 행동을 일치시키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단 "나는 ○○이다"라고 선언하면 그에 맞춰 행동하기 시작합니다([출처: 한국심리학회](https://www.koreanpsychology.or.kr)).

 

-제 경험상 이 기만은 처음엔 불안합니다. '미친 짓' 같고, 주변 사람들도 말립니다. 부모님은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라고 하셨고, 동료들은 "안정적인 직장 왜 버리냐"며 만류했습니다. 하지만 6개월 동안 퇴근 후 브랜딩 강의를 듣고, 주말엔 무료로 프로젝트를 맡아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그 거짓말은 점점 현실이 되어갔습니다.

 

 

2. 가정법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심리

 

"만약에(If)"로 시작되는 질문이 불편하신가요? 어떤 사람들은 가정법 자체를 공포로 느낍니다. 왜 그럴까요? 실존 심리학에서는 이를 '통제 욕구(Need for Control)'와 연결 짓습니다. 통제 욕구란 예측 가능한 환경 속에서 안전감을 느끼려는 심리적 경향을 뜻합니다. 가정법은 확실성의 영역을 벗어나 불확실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이기 때문에, 통제를 중시하는 사람들에게는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제가 만난 대기업 임원 중 한 분은 "만약 우리가 이 신사업에 진출한다면?"이라는 질문만 나와도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가정으로 회의 시간 낭비하지 맙시다"가 그분의 입버릇이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그분은 20년 전 스타트업 실패 경험이 있었고, 그 이후로 '새로운 시도'라는 것 자체를 회피하고 있었습니다. 가정법이 무서운 이유는 그 틈새로 억눌린 욕망이나 과거의 실패가 튀어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약 68%가 '안정성'을 직업 선택의 1순위로 꼽는다고 합니다([출처: 통계청](https://kostat.go.kr)). 이는 불확실성에 대한 사회 전체의 거부감을 보여줍니다. "만약 이 선택이 틀리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이 "만약 이 선택이 성공한다면?"이라는 가능성을 압도하는 거죠.

 

솔직히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사표를 쓰기 전날 밤, 머릿속에서 수십 가지 최악의 시나리오가 돌아갔습니다. "만약 수입이 끊기면? 만약 실패하면? 만약 다시 취업해야 한다면?" 하지만 역으로 생각했습니다. "만약 지금 이대로 10년을 더 산다면?" 그 상상이 더 끔찍했습니다. 이 글에서 표현한 대로 "삶의 생동감이 변비 상태가 되어 항상 묵직하고 개운하지 못한 기분"으로 사는 것 말이죠.

 

가정법을 회피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이렇습니다.

 

- 모든 계획에 '확실한 근거'를 요구합니다

- 새로운 제안에 "현실적이지 않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합니다

- 과거의 성공 방식을 반복하려 하고, 변화를 위협으로 인식합니다

 

 

3. 상상력을 실현으로 전환하는 과정

 

그렇다면 머릿속 상상을 어떻게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요? 융은 "영혼은 상상력의 유희 속에서만 진정으로 숨을 쉴 수 있다"라고 했지만, 단순히 상상만 해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행 가능한 첫 단계(Actionable First Step)'입니다. 여기서 첫 단계란 상상을 현실과 연결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의미합니다.

 

저는 "독립 컨설턴트"라는 거짓말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세 가지를 했습니다. 첫째, 퇴근 후 온라인 브랜딩 강의를 3개월간 수강했습니다. 둘째, 주말마다 지인의 소규모 프로젝트를 무료로 맡아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셋째, 매주 일요일 저녁 1시간씩 '가상 사업 계획서'를 작성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 상상은 점점 구체적인 숫자와 일정으로 바뀌었습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손실 회피 편향(Loss Aversion Bias)'을 극복하는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손실 회피 편향이란 같은 크기의 이익보다 손실을 더 크게 느끼는 인간의 심리 경향입니다. 쉽게 말해, 100만 원을 벌 때의 기쁨보다 100만 원을 잃을 때의 고통이 2배 이상 크게 느껴진다는 거죠. 그래서 사람들은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잃을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제 경험상 이 편향을 깨는 방법은 '작은 성공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저는 첫 무료 프로젝트에서 클라이언트가 "정말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을 때, 비로소 "내가 할 수 있구나"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 후로는 유료 프로젝트를 제안할 용기가 생겼고, 6개월 후엔 첫 정식 계약을 따냈습니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죠.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 후 3년 내 생존하는 기업의 공통점은 '사전 준비 기간 6개월 이상'이었습니다([출처: 한국직업능력연구원](https://www.krivet.re.kr)). 즉, 갑자기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상상을 현실로 전환하는 준비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거죠.

 

 

4. 거짓말과 상상력의 경계

 

"거짓말과 상상력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이 핵심입니다. 참고 자료에서도 강조했듯, 그 차이는 바로 '실현'에 있습니다. 현실에 없는 나를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지만, 그것을 실현하면 창의나 상상으로 격상됩니다. 결국 행동 없는 상상은 공상이고, 행동이 뒤따르는 상상이 창조인 셈이죠.

 

저는 사표를 낸 후 1년간 정말 힘들었습니다. 첫 6개월은 수입이 불안정했고, 실패한 프로젝트도 있었습니다. 한 클라이언트는 "역시 프리랜서는 믿을 수 없다"라며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습니다. 그때 "내가 거짓말쟁이였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음 프로젝트에 집중했고, 3개월 후 그 클라이언트보다 훨씬 큰 회사와 계약했습니다.

 

프랑스 68 혁명의 유명한 구호가 생각납니다. "현실적이 되자, 불가능한 것을 상상하자(Soyons réalistes, demandons l'impossible)!" 이 역설적인 문장이 제 삶의 모토가 됐습니다. 진짜 현실주의자는 현재의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직 없는 현실을 상상하고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이죠.

 

3년이 지난 지금, 저는 소규모 브랜딩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월급만큼은 못 벌지만, 매일 아침 눈 뜨는 게 설렙니다. "오늘은 무엇을 만들어볼까?" 상상하는 자유가 있으니까요.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까요?"라고 물으면, 저는 "만약 당신의 고객이 이런 경험을 한다면?"이라고 되묻습니다. 함께 창조적 거짓말을 만들고, 그걸 현실로 구현하는 게 제 일이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5년 전의 저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변화의 틈새를 스스로 막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만약에?"라는 질문이 그 벽에 구멍을 뚫었습니다. 처음엔 거짓말이었던 "나는 독립 컨설턴트다"가 실현되면서 진짜가 됐습니다. 지금도 가끔 불안합니다. 하지만 "만약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만약 내년엔 팀을 꾸릴 수 있다면?"이라고 상상하면 다시 힘이 납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거짓말을 스스로에게 하고 계신가요? 혹시 그 거짓말이 두려워 "만약에"라는 질문을 피하고 계신 건 아닌가요? 상상력은 단순히 머릿속 그림이 아닙니다. 그것은 닫혀 있던 미래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지금 당신을 짓누르는 현실이 지나치게 견고해 보인다면, 잠시 눈을 감고 당신만의 세련된 거짓말을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을 실현하는 첫 단계를 오늘 당장 시작하세요. 제 삶을 전복시킨 건 용기가 아니라 상상력이었고, 그 상상력을 현실로 만든 건 작은 행동의 반복이었습니다.